◀ANC▶ 이곳은 원래 소나무 숲이 울창했던 곳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재선충 방제를 위한 벌목 작업으로 잡초만 무성한 채 민둥산이 됐는데요, 지난 2천13년, 제주도가 소나무 재선충병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베어낸 소나무는 백만 그루가 넘습니다. 방제 작업 이후, 소나무가 잘려나간 지역의 실태와 복원 방안을 심층취재했습니다. ◀END▶ ◀VCR▶ 제주시 애월읍의 한 임야. 나무는 찾아볼 수 없고 어른 무릎 높이까지 자란 풀만 가득합니다. 잡초 더미 사이엔 베어진 소나무 그루터기만이 여기저기 남아 있습니다. 2년 전, 1차 소나무 재선충 방제작업으로 이 일대 2만 제곱미터가 넘는 숲이 사라졌습니다. 환경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대체조림 시기는 벌목 이후 3년 이내. 잡목이 무성해지면 조림에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내 벌목지의 99%는 이처럼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INT▶ "자꾸 잘라내도 죽고 또 죽고 해서 이제는 거의 다 죽어버려서 일대에 나무가 없어요. 한 90% 이상 죽어버렸지." 그나마 인적이 드문 중산간의 벌목지는 상황이 나은 편, 도심과 가까운 일부 사유지는 난개발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감귤 나무를 심거나 가건물을 지은 것으로 제주시가 파악한 곳만 30곳이 넘습니다 연동과 노형, 오라와 봉개동 등 시내와 가까운 벌목지는 특히 심각합니다. ◀INT▶ "방제가 이뤄진 곳에 농사를 짓거나 또는 과수가 식재되고 또 무허가 건축물이 들어서는 등 각종 난개발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주지역에서 재선충병으로 피해를 입은 소나무 숲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7천 여 헥타르, 무턱대고 베어낸 뒤 사후 관리는 없어 환경 훼손은 물론 난개발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 ====================================== 제주도는 재선충병 피해가 계속 늘어나자 50% 이상 감염된 곳은 살아남은 소나무까지 모두 베어내고 왕벗나무나 황칠 등 제주 향토나무로 수종을 바꾸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로 이뤄지는 수종 갱신이 토양변화 등 환경 파괴가 우려되고 수종 선택에도 문제가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END▶ ◀VCR▶ 어린 왕벚나무 수 십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지난해 재선충병으로 소나무가 잘려나간 곳에 대체 조림을 한 겁니다. (CG) 대체 조림 대상은 50% 이상이 재선충에 감염된 지역 전체 소나무 숲의 10%입니다. 지역에 따라 경관에 어울리거나 경제적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나무들을 고르기로 했습니다. (CG) 올해 안에 500억 원을 들여 소나무를 베어낸 뒤 내년부터 3년 동안 심을 계획입니다. ◀INT▶김창조/제주도 산림정책과장 "수종 교체 대상지를 일체 조사하고, 나무를 제거하고 난 후에 내년 4월부터 대대적으로 조림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숲의 나무 종류가 바뀌면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새로 심는 나무가 제주의 토양에 맞지 않거나 지나치게 경제적 가치만 따진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INT▶강영제/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 "일조량 등에 따라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하는 나무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단일 수종으로 완전히 조림을 다시 하는 방법은 이제 좀 어렵고, 환경에 맞는 나무들을 택해서 심어야 하는.." 전문가들은 대체조림이 재선충 피해지역은 물론 제주 섬 전체의 환경도 바꿀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사전 조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MBC뉴스 김찬년입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