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제주지방은 오늘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기습적인 폭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는데, 피해를 막기 위한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은 더디기만 합니다. 장마와 태풍이 내습하는 여름철, 제주지역의 호우 대비 실태를 심층취재했습니다. ◀END▶ 지난 2천6년, 태풍 에위니아로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돼 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된 제주시 한경면 조수리. 7천800제곱미터 규모의 저류지와 3.8km에 이르는 배수로 공사가 한창입니다. 올 여름에도 호우 피해가 예상되지만 공사는 올 연말에야 끝날 예정입니다. ◀INT▶ "이 밭에서 저 사거리까지 이 일대가 전부 침수지역입니다. 비가 많이 오면 밭 자체를 모를 정도로 도로 위로 물이 많이 고여요." 이처럼 침수 피해로 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된 곳은 68곳. 이 가운데 13곳은 공사가 진행중이고 17곳은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도 못했습니다. 기후변화와 중산간 지역 개발로 침수 피해지역은 늘어나는데, 예산 확보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토지 보상 지연도 공사를 늦추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INT▶ "최근에 제주도 지가 상승 때문에 토지주들의 기대 심리가 높습니다. 그러다보니편입 토지에 대한 보상 부분이 가장 힘들죠."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곳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지난 여름, 폭우로 흙더미가 쏟아져내린 제주시내 주택가 인근의 야산은 1년이 다 되도록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했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여름철 수해, 굼뜬 정비공사에 주민들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을까 마음 졸이며 여름을 맞고 있습니다.// (S/U) "지난 2천7년 태풍 '나리'가 관통하면서 쏟아진 집중호우로 하천이 범람해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집중 호우시 하천의 홍수량을 조절하고 침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만든 저류지가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제주시 도심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만든 한천 저류지. 장마가 시작됐는데도 재선충병으로 말라죽은 고사목을 잘게 부순 파쇄목들이 여전히 쌓여 있습니다. 지난달까지 인근 야적장으로 파쇄목을 옮기고 저류지를 원상복구하기로 했지만, 장마가 시작된 뒤에도 처리하지 못한겁니다 이달 말까지 치우겠다고는 하지만 큰 비가 올 경우 홍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INT▶제주도 관계자 "4월 30일까지 고사목을 잘랐습니다. 파쇄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파쇄하는 장비도 부족하고."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다른 저류지들도 마찬가지. 풀들이 무성히 자란데다 빗물에 밀려온 토사들이 쌓여 있어 사실상 방치된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CG) 제주시의 경우 하천 범람과 농경지 침수, 재해와 도로침수 예방 등 저류지 용도에 따라 각각 다른 곳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담당자만 정해놨을 뿐 유지보수 예산은 물론 운영 매뉴얼도 없습니다. (CG)◀INT▶ 양성기 제주대 토목공학과 교수 "유지보수하는 부서가 다르고 운영하는 부서가 다르면 전문적인 지식이나 저류지의 지식이 부족할 수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기후 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저류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합니다. MBC 뉴스 박주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