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세계적인 생태계의 보고인 곶자왈이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작업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마구잡이로 나무를 베어내다 희귀식물까지 사라지자 지역 주민들이 방제작업을 중단하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찬년 기자입니다. ◀END▶ ◀VCR▶ 수십 종의 희귀식물이 서식해 세계 첫 람사르 시범마을이 된 조천읍 동백동산. 산책로 양 옆으로 넓은 길이 뚫렸고 밑동을 드러낸 소나무와 잘려나간 동백나무가 수북합니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베어낸다며 중장비가 드나들면서 생긴 길입니다. ◀INT▶박현수/조천읍 선흘1리장 "소나무 하나 방제하기 위해서 그 밑에 사는 모든 식생을 파괴하고 있다. 이렇게 파괴되고 복원이 안되면 보존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 지반이 약한 곳은 아예 물 웅덩이가 됐고, 돌담은 군데군데 사라졌습니다. (S/U) "이 곳은 1년전 마을 학생들과 주민들이 세계적인 희귀종인 제주고사리삼을 복원했던 곳입니다. 하지만 중장비들이 다니면서 이 곳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제주시는 최근 한달 동안 동백동산에서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 900그루를 제거했습니다. 하지만 방제작업이 급히 이뤄지면서 환경 훼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전화SYN▶제주시 관계자 "100~200본 수준이면 저희가 인력으로 짊어지고 나올 수 있는데 1,200본이다 보니 최소한의 작업로를 확보하는데 들어간 부분입니다." 방제 방법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산림청이 내륙지방 환경에 따라 만든 방제 메뉴얼을 적용하다보니 제주지역 방제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INT▶김동순 교수/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 교수 "제주 지형에 맞는 방제 메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 주민들은 동백동산이 더 이상 훼손되는 것을 막겠다며 장비와 인부들이 드나들 수 없도록 말뚝을 박는 방법도 논의 중이어서 행정기관과 갈등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찬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