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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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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시 00분

공지사항

무엇을 잘못했는지 아시나요? 남편.

안녕하세요..

우리 남편의 황당함을 공개해서 반성의 시간을 갖도록하고 싶어 이렇게 사연을 올립니다.

몇일 전 남편은

늦은 시간 7명의 친구분을 데리고 양손에는 치킨이며 소주며 맥주며 바리바리 들고

붉어진 얼굴로 어디서 1차 끝내고 2차로를 우리집에서 한잔 더하겠다며 왔더라구요...

천사같은 저의 넓은 마음으로 반갑게 맞이해주고

바쁘게 안주도 만들어 술상을 차려 남편의 기를 팍팍세워주었습니다.

남편과 친구분들은 기분 좋게 한잔 두잔 마시며 잘~~~들 놀고 계시더니

갑자기 저를 부르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저에게 소맥을 만들어 저에게 권하더라구요.

실은 저는 맥주 한잔으로도 취하는 저질 유전자가 있거든요..

저의 친정식구들은 부모님과 4형제들이 모두 합친 주량은 맥주 3병으로 평정되거든요..

그중에서 제일 술에 약한유전자의 소지자인 저에게 소맥이라니 가당치도 않은 일을

남편은 말리지도 않고 오히려 살짝 거드는 분위기인거있죠...

쾌심한 마음도 있고 얄밉기도하고 골탕한번 먹어보라는 마음에

단숨에 반잔을 마셨습니다.

잠시후 온세상이 돌기 시작하고 도전히 앉아있을수 없어

방에 들어가 쓰러지듯 술에 취해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안 먹으면 큰일 나는 남편을 위해 거실로 나와보니

말끔히 정리되어있어 놀랐습니다.

평소에도 손하나 까닥하지 안는 남편인데 왠일인가 싶었죠...

사실 우리 남편은 12년을 같이 살면서 설거지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고

밥은 10주년 결혼기념일날 아이들과 볶음밥을 만들며

“아들아 오늘 요리이름이 뭔지 아니??”

10년만의 외출이다. 귀한 밥이니 맛있게 먹어라

아빠 밥이 먹고 싶으면 10년을 더 기다려라”

또 한번은 온 몸이 쑤시고 아파서 먹은 감기약에 취해 잠든 저를 깨우며하는 말

“밥 주고 다시 자.”라고 했던 사람이거든요.

그래도 어제 술마시게한 일이 미안해 반성의 의미로 이런 예쁜짓을 했나 싶어 기특하다 생각하며 씽크대 앞에 섰는데 그릇이 없는 것입니다.

그릇을 씻어서 어디에 두었지하며 부엌을 여기저기 찾아봐도 없는거예요..

그래서 술냄새 풀풀나는 남편을 깨워서 물어보았죠

“자기야. 그릇이 없어. 어디에 두었어??”

우리 왼수뎅이 남편왈

“남은 음식 거실에 두면 상할까봐 베란다에 내 놓았어.. 잘했지???”

하며 다시 자는 거 있죠...

설마하는 마음에 베란다로 나가보니

사실이었습니다.

먹다 남은 맥주잔의 소맥들하며 소주병에 꽂혀있는 숟가락이며

반쯤 뜯어 먹은 닭다리이며......얌전히 베란다에 내 놓아져있었습니다.

잠시나마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먹고 미리 잠든 마누라를 위해 뒷정리를 말끔하게 해주었다고 믿었던 제가 어쳐구니없었습니다.

하긴 우리 이희정 남편에게 바랄것을 바랬어야죠.

제가 우리 남편을 대상으로 무슨 상상을 했던건가요?

제가 우리 남편을 대상으로 무엇을 바랬던건가요?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데 찬물을 확 끼워진 기분...

휴~~~~

이런 왠수뎅이 남편에게 괘씸죄를 포함한 복수라고 할수 있는것은....

얼큰한 콩나물국대신에 케찹으로 하트숑숑그려진 오므라이스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ㅋㅋㅋ

꾸역구역 안 넘어가는 물한모금 밥 한 숟가락 떠먹는 남편을 보며 살짝 회심의 미소가 마음에 퍼졌습니다.

저 잘했죠...

남편!!!!.

나한테 잘해요.

나같은 마누라가 어디있다고 반성하고 생활개선에 나서지요...


p.s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도 소개해주신다면      
   사연소개 전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