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양복쟁이 아저씨
간만의 휴일이라 집 대강 치우고 아그그그~~ 좀 눕자~~ 하고 누웠는데요
지나가는 트럭에서 귀가 뻥 뚫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지금 나오시면 쌀 20kg을 드립니다!!! 얼른 얼른 나오세요"
쌀 20kg!!! 돈으로 5만원돈!!
이게 왠 날벼락이냐....
가만가만....
쌀 20kg를 백이면 백사람 다~~~~
줄리는 없고....아마 선착순이나 혹은 뽑기??
여튼 나가보자~~
세수도 안해 눈꼽 낀 얼굴에 월드컵 티셔츠랑 옆줄무늬 츄리닝의 추레한 차림~~
거기 쓰레빠 끌고 허겁지겁
나갔는데~~
아~~놓쳤어요.... 쌀 준다는 트럭이 안보여요...
길은 오만갈래길.. 대체 어디로 사라진건지 알수 없어 속태우는데
앗! 멀리서 저랑 비슷한 차림의 아줌마들이 어디론가 필사적으로 뛰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옳지~~저기닷..
헉~헉~헉~헉~끙차~끙차~헉~헉
첫째, 둘째 낳을때 이후로 최고로 힘 쓴 날 같아요.
사력을 다해 아줌마들 따라 붙어서 열심히
달리자니 저기 트럭이 보였고
소머즈처럼 쉭쉭~~달려서 드디어 따라붙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달리다 멈춰선 트럭에선 왠 말쑥한 양복쟁이가 내리더니
무슨 전단지를 줍니다.
보니까 무슨 아파트의 근사한
모델하우스 광고지..
"XX 옆에 저희 모델하우스가 들어왔습니다. 많이 보러 와주세요"
"아저씨...쌀은요?"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
"오셔서 둘러보시고 아파트 계약하시면 쌀 20kg 드립니다~~~~~"
"아파트가
얼만데요?"
"매매가는 사정따라 달라서 딱 얼마다 말씀드릴순 없지만.................."
"없지만?"
"26평형이
2억 8천, 32평형이 3억 9천정도.........."
"그러니까 2억 8천 아파트 계약하면 쌀 20kg 준다는?????"
"네~~
그렇죠~~ 정확히 맞추셨습니다"
...바로 옆에 공터 보였는데...아~ 정말 그 양복쟁이님..파묻어버리고 싶었어요..
+
더운 날...쌀 20kg에 눈이 멀어...이 아줌마~ 운동 한 번 제대로 했습니다.
그날의 20kg 쌀.. 그리고 2억 8천짜리 아파트....
그때 그순간을 그리며..
심수봉-그때그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