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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시 00분

공지사항

사랑하는 남편 생일 축하해요

슬하에 아들 녀석 한 명을 둔 2년차 부부입니다.

11월 26일은 바로 우리 남편의 36번째 생일입니다

올해로 결혼 후 두 번째 생일을 함께 맞이하게 된거죠.

며칠 전에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이번 생일에 갖고 싶은 거 없냐고.

그런데 1초도 생각하지 않고 없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왜 없겠어요. 필요한 것 많을텐데...

알뜰한 남편이 허투루 돈 쓰는 게 싫어서 없다고 하는 걸 전 압니다.

작년에는 남편이 평소에 네비게이션이 있었으면 하는 것 같길래, 큰맘 먹고 맘에 드는 것으로 사라고 돈을 봉투에

넣어서 케익과 함께 줬죠.

네비게이션에 대해 잘 모르는 제가 사는 것보다 남편이 직접 마음에 드는 걸 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죠.

남편은 고맙다고 하고는 며칠이 지나도 네비게이션을 살 생각을 안 하는 겁니다.

물어보면 "좋고 괜찮은 거 사려고 계속 알아보는 중이야" 라고만 하더군요.

그렇게 한달 여가 지난 어느 날, 남편이 웃는 얼굴로 퇴근을 하는데 손에 뭐가 들려 있더라고요.

남편이 카센타를 운영하는데, 거기에서 쓰는 부품인줄 알고 신경 안 쓰고 있었죠.

제가 반응이 없자, 남편은

"이거 뭔지 궁금하지 않아?" 하고 먼저 묻더군요.

"응? 이거 자동차 부품 아냐? 새삼스럽게 왜 물어~

내일 출근할 때 잊어버리지 말고 잘 챙겨가요"

하고는 저녁준비를 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아까 남편이 들고 왔던 것을 방으로 갖고 오는 거예요.

그러고는 저보고 풀어보래요.

포장상태로 봐서는 도저히 그게 뭔지 모르겠더라고요. 영어만 잔뜩 써 있고...

그 순간 ‘아, 남편이 드디어 네비게이션을 샀나보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대요.

“자기 네비게이션 드디어 산거야? 난 그 돈 그냥 써버린 줄 알았네..

근데 그냥 차에 장착하지 뭘 이렇게 갖고 들어와~ 나중에 차에 가서 보면 되지“

남편은 씨익 웃더니, 계속 저한테 풀어보래요.

근데 상자를 열어보니, 거기에 제가 갖고 싶어 하던 노트북이 들어있는 겁니다.

시집 올 때 집도 좁고 필요 없을 것 같다고 해서 안 사왔는데, 아이 낳고 육아휴직을 낸 후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

하다보니 머리도 식히고 또 육아에 대한 정보도 얻을 겸, 컴퓨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렇지만 부담되는 가격에 고민만 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제가 준 돈에서 자기가 꾸준히 모아 놓은 용돈을 더 보태서 노트북을 사온겁니다.

“집에서 하루 종일 애기만 보느라 갑갑했지? 이제 이걸로 다른 사람들하고 얘기도 하고, 하고 싶은 거 맘껏 해. 컴

퓨터는 자리만 많이 차지할 거 같아 노트북으로 샀어”라는 말에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자기 네비게이션 사라고 했더니, 왜 이걸 샀어~ 난 괜찮은데......”

너무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네비게이션은 아무리 생각해도 안 사도 될 것 같아서... 난 길눈 좋잖아"

라며 해죽 웃는 남편이 너무 사랑스럽대요.

"역시 우리 남편이야..너무너무 고마워요"

이렇게 해서 작년 남편 생일 선물은 그렇게 제 선물로 돌아가고, 올해는 뭔가 특별하게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이렇게 남편 자는 새벽에 몰래 나와 글을 씁니다.

사랑하는 남편 치성씨 생일 정말 정말 축하해요^^

우리 준혁이와 함께 셋이서 평생 행복하게 살아요~!!

신청곡 sg워너비의 (내사람)

제가 정말 좋아했던 노래라, 결혼하기 전부터 불러달라고 했는데, 남편이 자기는 음치라고 죽어도 안 불러 주대요.

이번 기회에 이 노래 신청해요. 언젠가 남편이 직접 불러주길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