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고향
내가 태어난 고향은 새둥우리 같이 생긴 산골짜기입니다. 사방이 온통 산들로 막혀있습니다. 그 곳에서 중학교 때까지 살았습니다.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없이 고등학교를 다니기 위해 대전시내로 나와야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하고 한동안은 향수병에 젖어 공부도 싫고, 새로운 친구들도 별로였지요. 주말이면 고향을 찾는 내게 부모님은 공부나 열심히 하지 뭐 하러 자주 오느냐고 말씀하셨죠. 그 말이 어찌나 섭섭하던지요.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늘 엄마의 품처럼 넉넉하고 가고 싶은 내 고향! 아직도 부모님이 살아 계셔서 반가이 맞아 주시는 고향이 있어 해마다 추석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내 고향에는 아주 큰 느티나무가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그 나무를 ‘엄마나무’라고 부르며 올라가서 놀고, 그네도 뛰고, 그늘 아래에서 땅따먹기와 말 타기, 숨바꼭질 등을 하고 더위에 지치고 졸리면 멍석 깔고 잠도 자던 곳 그 ‘엄마나무’가 아직도 튼튼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죠. 하지만 시골에 아이들이 없어서 그런지 ‘엄마나무’는 왠지 쓸쓸해 보이고 외로워 보입니다. 그리고 온 동네 아낙들이 모여 수다를 떨며 방망이로 빨래를 두드리던 우물은, 이제 먹을 수 없는 물이 되어 있고 연못처럼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습니다. 그 많던 아이들 다 어디로 가고 젊던 아낙들은 백발의 할머니들이 되어 몇 분 남아있지 않고, 저 세상 사람이 되거나 자식들 따라 도회지로 떠나갔습니다.
늘 옛날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는 내게 할머니는 앞뒤가 맞지도 않는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 주셨죠. 어느 해 추석에는 둥근 달을 보며 “저기 둥근 달 속에는 토끼 두 마리가 살고 있는데, 저 토끼는 하느님의 천사란다. 그래서 하느님이 시키는 대로 일 년 내내 떡방아를 찧어 떡을 만들어 추석이면 불쌍한 사람들에 나눠준데” 어린 시절 추석의 둥근달을 보며 정말 그런 줄 알았습니다. 지금도 추석에 둥근 달을 보면 할머니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향에 갑니다. 빠알간 고추가 널려 있고 감과 밤들이 익어가는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내 고향! 전 그곳이 매우 좋습니다. 사랑하는 자녀들과 함께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를 부르면 반갑게 맞아 주시는 엄마의 품 고향으로 갈 것입니다.
보내주신 선물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참 오랜만에 좋은 제품 쓰고 있어요.
명절에도 방송 준비 하시느라 바쁘시겠죠.
그래도 행복하고 즐거운 한가위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신청곡: 이성애(고향길 부모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