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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기행

탐라기행

08시 00분

공지사항

고마운 당신

남편이 십년도 넘게 했던 학원 봉고차 일을 접고
집에서 쉬게 된지 벌써 여러 달이 지났습니다. 
노쇠한 나이에 이제 일 좀 그만 접고
편히 지내시라고 자식들이 여러 번 권했는데도
그래도 내가 월급 갖다줘야
마누라 얼굴에 웃음꽃도 피고
집안살림에 보탬도 된다 하면서
한동안 손을 놓지 않았었지요.
많이 힘든 줄 알면서도 다달이 갖다주는
돈을 받으며 마음 한 켠으로는 좋으면서도
마음 한 구석은 또 많이 무거웠었는데
이렇게 마침표를 찍으니 여러 생각이 교차하네요.
일을 그만두던 마지막날,
아이들이 식사 대접한다고 고깃집에 데려가자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비싼 거 먹냐며
나무랄 정도로 외식하는 것에도 인색한
구두쇠 남편이기에
이제부터는 생활비가 마이너스 되서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들 테지요.
무더운 여름에는 아이들 태워다니며
땀흘리느라 고생이고
추운 겨울날 폭설에는 혹여라도
차가 미끄러져 사고가 나지 않을까
맘 졸이지 않아도 되니
아내 입장에서는 한시름 덜었지만
일거리가 없어져 집에만 있다보니
또 한편으로는 많이 적적한가 봐요.
이젠 아이들 용돈에 의지하며 살아야 하나
씁쓰레한 미소를 짓는 우리 남편,
그동안 정말 미안하면서도 고마웠고
이제는 마음편하게 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부부끼리 정답게 나들이도 많이 다니고
건강 챙기면서 여가 시간도 함께 보내야겠어요.
그동안 가족을 위해 많이 애쓰고 수고한
당신, 정말 고맙고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