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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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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시 00분

공지사항

율곡 이이 선생과의 짜릿한 데이트를 하던 날에~~



행복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파랑새가 물고 오는 날을 기대하고 있는가요?

흥부전에 등장하는 제비가 박씨를 물고 오면 곧바로 행복의 문이 열린 것이라고 믿고 있는가요?

행복의 실체를 손에 쥐어보라면 어떤 형태가 될까요?평생을 찾아다녀도 행복의 실체는 끝내 얼굴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면 어찌 할 것인가요?
행복은 만들어진 유형의 물질이 아닌 만들어 가는 순간순간의 맛을 느끼는 물질이기에 만들어내는 수고쯤은 감내해야 하는 것이랍니다.

돈이 없다고 마음까지 가난해질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돈이라는 실체가 언제 우리들과 친해보자고 손을 내민 적이 있었던가요?

우리들이 죽기 살기로 매달리면서 사랑의 구걸을 하고 있는 입장이지 않았는가요! 그래서 돈의 콧대가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이리도 높아진 것입니다.

오늘도 행복을 만나러 5일 전통시장에 율곡선생을 모시고 갑니다.~~

물론 세종대왕도 모시고 가고 싶지만 그래도 만만하게 접할 수 있는 율곡선생이 편안하기에 말입니다..

신사임당을 품고 가면 훨씬 뱃심은 나겠지만 고상한 여인네라 어디 우리 서민들 입장에서 쉽게 모시고 갈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매번 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는 감히 만들어 낼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느끼기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사람의 냄새가 난다는 것에서도, 한 움큼 얹어주는 덤이라는 것에서도 느껴지는 소소한 그런 느낌을 정말로 좋아합니다. 그래서 전통 5일장을 자주 찾곤 하는 것입니다.
4년 전부터 그늘이 되어 준 등나무를 큰마음 먹고 제거를 한 자리에 작은 텃밭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열매를 맺지는 못했지만 풍성한 잎사귀로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면서 자신의 능력을 한껏 뽐냈지만 실용을 선택한 주인의 뜻에 따라 오늘 죽임을 당하게 된 것입니다. 즉 보는 즐거움보다는 먹는 즐거움을 선택한 것이죠.

나무를 베어낸 자리를 정리하고 보니 제법 폼이 나는 텃밭 하나가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 작은 공간에 먹거리를 심기로 한 것이고 오늘이 전통 5일장이라 고추와 상추모를 사기로 마음먹고 이황선생을 잘 모시고 나오게 된 것이죠..

욕심대로 다양한 종류를 심으면 자기들끼리도 싸움을 할 것 같다는 노파심으로 딱 2가지만 사기로 마음을 굳힌 것입니다.

  파장 무렵에 가면 조금 더 후하게 물건을 살수 있다는 것도 일찍이 터득했기에 역시나 오늘도 그리 했습니다.

고추와 상추 어린모를 20포기씩 4천원을 주고 샀네요..

원래는 10포기 기준으로 2천 원씩 팔았던 것이라면서 후덕하게 생긴 아주머니가 넉살스럽게 웃으시면서 잘 키워서 한여름 맛있게 먹으라고 덕담까지 남겨주었습니다.

이런 매력에 덤이 있는 5일 전통시장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4천원의 행복을 이미 엄청나게 받았다는 것이기도 하고요~

  연약하고 가녀린 몸매로 과연 땅에 뿌리를 잘 내릴까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조심스럽게 땅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었습니다.

원래의 모종지에서 새롭게 이전해 온 첫 번째인 이 땅과의 만남은 또 다른 신천지를 열어 제치는 것이기에 희망을 함께 심었습니다.

이 여린 몸으로 땅에 뿌리를 서서히 내리면서 자양분을 확보하여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줄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음에 이 어찌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지 않을 것인가!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되지 못하는 한갓 식물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면 상추와 고추모가 서운한 마음을 가지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여린 몸들을 만지면서 전달되는 그런 미세한 감정의 교감을 느꼈기에 말입니다.

세상에 대하여 감히 인간들 기준으로 모든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에 자연은 노여워하고 서운해 한다는 것을 지금도 계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음에도 줄기차게 세상의 중심에 사람들을 올려놓는 수고를 계속 하고 있지 않는가 말입니다.

적당한 바람과 물만 있으면 아무런 불평 없이 온전하게 성장하는 이들을 보고 단순한 생명활동으로만 볼 수 있을 것인가 생각을 가져보게 됩니다.

 뜨거운 햇살을 이용하여 우리들의 먹거리를 만들어 내기 위한 정성을 다하여 준비하는 이들을 위하여 동안에 그늘이 되어준 것을 포기하는 또 다른 선택을 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나면 정말로 잘한 선택이라고 스스로에게 칭찬을 많이 할 것 같네요.

  율곡 선생에서 4천원을 사용하고 남은 천원으로는 두부 한모를 큼직한 것으로 샀습니다.

된장을 풀어서 매운 고추 한두 개 썰어 넣고 두부 넣으면 만사 땡의 한 끼의 식사를 하는데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것이죠.

전통 5일장에서 이런 크나큰 행복한 마음의 보따리를 받을 수가 있는데 5일에 한번 정도는 화려한 외출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겠죠.

  돈이 없다고 칭얼될 이유를 만드는 그 에너지로 작은 것에서 감사하고 행복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유를 찾아내는 것이 훨씬 예쁘게 살 수 있는 여백이지 않을까 합니다.

원하는 것을 다 구할 수 없다면 지금에 있는 것으로 만족을 하는 것도 여유 있는 삶이지 않을까도 합니다.
이런 대단한 행복을 만들어 냈는데 율곡선생이 새겨진 5천원의 가치를 함부로 평가 절하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행복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깨달았으면 하는 욕심도 가져봅니다.

 

“ 아직은 여리고 여린 너희들이지만

희망과 사랑을 함께 땅에 묻었으니

기필코 땅에 뿌리를 내릴 것이니라.

교감이 항상 소리를 통해서만 전달되는 아닌 것.


말이 난무하는 세상에 한번쯤은 너희들처럼 말은 하지 않지만

확실하게 자신의 약속을 보여주고자 몸부림치는 모습들 속에서

믿음의 싹은 이미 이렇게 시작된 것이기에

나의 바람을 바람에 날려버리는 날이 되지 않음을 믿어보는 바이다.

그 아름다운 날의 만남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 아니렷다!!

나도 나의 마음을 다 주었기에.”

 

5천원의 행복과 함께 전통 5일장의 짧은 외출기를 옮겨보았습니다.
결코 돈이 많다고 항상 행복함과 감사한 마음이 내 마음에 둥지를 틀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오늘 다시금 느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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