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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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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시 00분

공지사항

사랑하는 우리엄마

안녕하세요~!

주말에 즐거운계획이나 놀러갈일들을 생각했지만 쓸쓸히 혼자계실 친정엄마가

떠올르더군요

이제갈까 저제갈까 벼르다보니 제대로 친정에 가기가 어려워지길래 마음먹은김에

가방하나 달랑 챙겨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딸래미를 데리고

곤지암에 사시는 친정엄마한테 아침일찍 나서서 친정집에 도착했습니다,,

혼자 사시는 엄마는 지금 40중반인 저를 늦둥이로 낳으셔서 연세도 많으시고

노환으로 귀도 어두우신데다 허리도 많이굽으셨고 눈도 안과질환으로 수술을 하셔서

흐릿하니 잘안보이세요~

그런데도 손으로 지팡이로 더듬거려서 손주들온다고 일찌감치 음식도 준비해놓으시고 수퍼에서 과자랑 음료수랑

애들 먹을만한걸 많이 사다 놓으셨더라구요

워낙 성격이 깔끔한거 좋아하고 좀 까탈스러운 저는 친정에 갈때마다 지저분한집이 너무 싫어서 엄마한테 늘 툴툴거리기만 합니다,,

엄마!! 이런건 좀 내다버리지 왜 쓸데없는걸 자꾸 주워다 모아놓구그래요,,, 그릇도 안쓰는건 제발좀

다버리자구요~~

엄마는 아무것도 옛날에 쓰던 집기나 물건들을 절대 버리질않으십니다

제생각에는 좀 말끔하게 정리하고 살면 개운할거같은데도 고집을 꺾지않으십니다

엄마방에는 아주낡은 까만자개 문갑한짝이 놓여있습니다

그안에는 20년도 훨씬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사진들과 우리 어렸을때 앨범들,, 바느질통,,

여러가지 잡동사니들이 차곡차곡 놓여있습니다

옆면이나 뒷면은 곰팡이까지 피어서 아예 신문지나

종이로 너덜너덜 덧대어 붙여놓고

앞에만 그럴싸한 옛날 엄마 시집오실때 외할머니가 쓰던걸 갖고오신 혼수라고하는데

아마 백년은넘었을거에요~

저는 그게 너무 보기싫었어요 항상,,

그물건만 없으면 집이 더 깔끔할텐데 다른 가구들과는 어울리지도않는 뚱딴지가 되어버린문갑,,

나죽으면 그때 내다버려라 ~!나살아있는동안은 그냥 내비둬 ..저것이 있어야 맘이편하니께,,,

이젠 엄마의 기력이 너무나 쇠해지셔서 잘 열어보시지도 않는거같은

낡고 볼품없는 문갑이지만 엄마한텐

우리에게 말할수없는 깊은 무언가가 담긴 소중한 물건인건 틀림없습니다,,

제가 항상 친정엄마를 떠올리면 마음이 짠해지는것처럼 어쩜 우리엄마도 그 문갑을

볼때마다 옛날 엄마의 친정엄마를 떠올릴지도 모르겠어요~~

엄마는 시집을 오자마자 친정을 잃으셨어요

강원도에 계시는 외할머니댁에 큰불이나서 모두 그자리에서 사고를 당하셨다고해요

저는 살아계신 엄마를 생각해도 마음이 짠한데 ,,,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나의엄마,,,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