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억지로 쉬는 또 다른 의미의 쉼
집에서 몸을 안움직이는 바람에 점심을 먹으니 포만감에 정말 숨쉬기가 어렵다.
그래도 아직은 무릎을 아껴야 하기에 참는다.
자기 몸을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새삼느낀다.
잠깐이나마 무릎 물렁뼈가 찢어지는 바람에 관절경 수술을 받고 휠체어에 의지하여 화장실을 가고 식판을 제자리에 옮겨놓는 일은 참으로 불편했다.
나야 병원 생활이 정해져 있는 관계로 그다지 심심하지도 않고, 견딜 수 있었다.
2인실에서 그나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읽고 싶던 책도 읽고, 불경을 사경도 하며 정 피곤하면 잠깐 낮잠도 자며 오랜만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이런 생활의 일탈도 나쁘다고만 할 수 없었다.
그리고 6인실로 옮기니 그 곳은 혼자 있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같은 공간에서 24시간을 같이 공유하게 되니 금방 친숙해지고 편해졌다.
게다가 모두 아줌마들이다 보니 수다는 자연스럽게 되고, 웃는 횟수와 강도는 웃음치료를 하는 듯 했다.
자기들이 다치게 된 경위를 얘기하면서도 그것이 에피소드가 되어 배를 잡고 웃을 수 있어서 좋았고,
팔이 골절된 사람에게는 우리들처럼 다리를 수술한 사람이 손이 되고, 반대로 발이 되어 주기도 하는 정도 쌓아 가며 보내는 병원 생활도 내 인생의 다른 재미였다.
다만 아직은 남아 있는 재활이 좀 걱정되기도 하지만, 뇌경색으로 영영 재활이 불가능해진 친정 어머니와 시어머니에 비하면 난 행복하고 죄송하다.
이렇게 가끔 쉬어가는 것이, 반성도 되고 앞으로 살아가는 시간에 새로운 시각이 되고 힘이 될 것 같아 좋다.
계속 안움직여 살이 너무 찌는 것은 조심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