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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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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시 00분

공지사항

도심속의 단풍구경

거리의 가로수는 알록달록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뭐가 그리 바쁜지 단풍구경 갈 틈이 생기질 않습니다.
그런데 한밭수목원에서 축제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쾌재를 불렀습니다.
"그래. 단풍구경은 꼭 멀리가서 해야만 하나 아무곳에서나 구경하고 하루를 즐기면 되는거야. 야호~"
축제 당일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비도 오는데 그냥 집에서 부침개나 부쳐먹으면서 지낼까 하다
비에 젖은 나뭇잎이라도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집을 나섰습니다.
수목원 앞에는 이미 수많은 인파로 북적대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접한 곳은 공연장.
자연을 벗하고 있으면서 이렇게 크고 최신시설을 갖춘 공연장이
바퀴로 지붕이 움직인다는 사실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개회사에 이어 건강걷기행사가 이어졌습니다.
수목원 안을 굽이굽이 돌아 나오는 코스였습니다.
한밭수목원을 두어번 다녀간적이 있으나 이렇게 구석구석 돌아보기는 처음입니다.
유모차를 끌고가는 아기 엄마, 아이를 목마 태워 걸어가는 다정한 아빠, 할머니 손을 잡고 가는 초등학생.....
모두가 웃음띤 모습이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곱게 물든 나무들이 인사를 합니다.
노랑 융단을 깔아놓은 은행나무 숲을 지나고 나면 빨간 융단을 깔아놓은 단풍나무 숲이 나옵니다.
하얀 억새파도가 손을 흔들며 사라지면 잔잔한 호수사이로 물안개가 눈인사를 합니다.
바스락 거리는 갈색 카펫이 깔린 느티나무숲을 지나치면
붉은 황토길이 기를 불어넣어 힘들어하는 내 발을 달래줍니다.
이렇듯 눈과 마음에 좋은 곳이 시내 한복판에 있다는 것,
그래서 자주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즐겁고 감사한 일입니다.
오늘은  수목원에 와서 일상에 눌려있던 눈에 웃음을 얻고,
숲속 음악회 덕분에 귀에 아름다운 여운을 얻고,
걷기 행사 덕분에 몸의 활력을 얻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직 가을 구경 못하는 분이 계시다면 이렇게 가깝고 아름다운 곳에서
무르익은 가을구경 한번 해보시면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