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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길

 


성묘 길

안녕하세요? 저는 2남 3녀중 차남이지만 형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장남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살아요.
남동생과 누님, 동생들은 다 서울 살고 저만 직장따라 전국을 다닙니다.

어머님은 30년 전 에 돌아가셔서 포천 공원묘지에 모신뒤 10년후 아버님도 그곳에 모셨지요.


핑계 같지만 경상도 살 때 박봉 생활에 4남매 양육하며 부모님 성묘 수십년 간 다니기가 힘들어서 관리비만 보낸적도 있어요.

한편은 서울 형제들이 많으니까 믿는 구석도 있었어요.


지난달에는 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형제들 만나서 같이 가려고 전화하니 서로들 시간이 안 맞아 혼자 목요일 2시에 교육마치고 벼르던 성묘길 을 갔어요.

서둘러 포천에 가니 이미 묘지 관리소 직원이 퇴근해서 할수없이 관리비는 못 내고 평소 길 잘 찾는 실력을 믿고 열심히 올라갔어요.


날씨가 흐리니 해는 빨리지고 비는 보슬보슬 오는데다 시간은 자꾸 흘러가기 시작하니 마음이 조급해졌어요.

그런데 이럴수도 있나요? 워낙 큰 공원묘지라 신경은 쓰였지만 설마 못 찾는다는 생각은 꿈도 못 꾸었어요.


장마비가 많이 와 온갖 잡초들이 무성해져 비석들도 다 파뭍혀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려웠어요.


저는 한참 헤메다가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순 없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으로 미친듯이 입구까지 막 내려 달려 다시 중심을 잘 잡고 허겁지겁 다시 올라가 찾고 또 찾아도 없는 거예요.


이젠 어두컴컴 해지고 온갖 풀벌레들은 찌르르 째르르 하지, 이상한 새들은 부엉 부엉, 뿌리죴씨, 뿌리죴씨, 까르르, 까르르 난리 들이였어요.

뱀들이 다니는 것처럼 쉭쉭 색색 하는 소리에 금방이라도 뱀이 몸을 칭칭 감을것 같은느낌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겁이 났어요.


극도로 긴장되니까 전설의 고향이 떠오르더니 소복 입은 여인이 나타나 피를 철철 흘리며 으~ 하하하 장면이 연출되는데, 담력이 강한 저로서도 도저히 못 견디고 무서워 몸도 마음도 지친채 눈물을 머금고 막 달려 내려오고 말았어요.


구두와 양복은  흙 범벅이 되고 바지단도 다 터진 걸 입고 전철을 타니 꼭 노숙자가 따로 없을 정도라 창피해서 혼났어요.


알고보니 많은 사람들이 관리비를 안내려고 샛길로 들어가니까 사무실 측에서 묘지 넘버를 엇갈리게 해서 자손들이 관리 사무실 거쳐서 확인하고 가지 않으면 헛갈릴 정도로 해 놓는 다네요.


아무튼 저는 자식 도리를 제대로 못한 것 같아 아직도 마음이 쓰립니다.

다음엔 실수하지 않고 찾으리라 믿고 또 찾아 가렵니다.

큰 공원 묘지 성묘들  하시는  청취자님들 도움이 도셨으면 하는 맘으로 썻습니다


저요 부탁이 있어요. 성이 희귀해서 방송 나가면 부모 묘지도 못 찾는다는 소문 돌면 곤란해져요.

그냥 논산시민 옥현 이라고만 해주세요.
충남 논산시 양촌면 채광리 112-3  위옥현 입니다. 010,7160-0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