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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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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시 00분

공지사항

대한민국의 여름은 지금

 

그제 수필가로의 등단식이 있어 서울에 갔다.




행사장은 서울의 심장부인 종로였는데 수도 서울에


걸맞게 사람 또한 어찌나 많은지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




특히나 더운 날씨에 걸맞게 핫팬츠를 입은 젊은 여성들이 참 많았다.




이른바 쭉쭉빵빵한 처자들이 소위 ‘꿀벅지’라고 하는


자신의 쭉 뻗은 다리를 내놓고 대로를 활보할 때 하지만


나와 같은 중늙은이는 솔직히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 지


그야말로 대략난감의 입장에 처하기 일쑤(였)다.




다 아는 상식이겠지만 연예인이 무언가를 가지고


히트시키면 세인들은 곧바로 이를 모방하는 시류가 가히 신드롬으로 관통하기 마련이다.




꿀벅지라는 트렌드와 ‘브랜드’로써 단숨에 인기 정상에 오른


모 여자 연예인은 광고시장에서도 상종가를 기록 중임은 이같은 주장의 방증이다.




하여간 그 여자 연예인으로 말미암아 대한민국의


여름은 지금 너도나도 허벅지를 허옇게 드러내 놓고


활보하는 게 얼추 광풍(狂風)의 수준이지 싶다.




아무튼 내 다리를 내 맘대로 드러내든 말든 상관할 바는 없을 터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런 차림의 처자를 보기만 해도


야시시하거늘 그럼 내 눈(眼)은 과연 어디에 두어야 하느냐가 문제란 것이다.




의식적으로 눈길을 돌려 하늘만 보고 걷다간


지난번처럼 전봇대를 들이박고 곧장 넘어질 것인데...




‘여자는 자신을 사랑해 주는 이를 위해 화장을 하고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빙자하자면 요즘처럼 허벅지를 백주에 드러내 놓고


활보하는 처자들은 그렇다면 세상의 뭇 남성들을 향하여


‘나에게 관심 좀 가져달라!’는 어떤 애처로운 읍소의 제스처가 아닐까도 싶다.




여하튼 요즘 들어 더욱 부쩍 성폭력과 연관된


사건과 사고가 뉴스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어떤 ‘얼빠진’ 여당 의원은 여대생들에게 할 말 못 할 말을 막 하여


불과 9시간 만에 전격 제명당하는 사상초유의 개망신을 자초한 바 있다.




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몹쓸 짓을 했다는 뉴스는


개탄의 경지를 넘어 비참하게까지 만드는 단초이다.




이처럼 세상이 하 수상하기에 등단식을 축하해 주고자


온 딸에게 난 아비로써 이런 다짐을 또 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세상이 너무 괴팍스러우니 우리 딸은 반드시 밤거리를 활보치 말거라!”




성폭력(性暴力)이란 건 성적(性的)인 행위로 남에게 육체적


손상 및 정신적. 심리적 압박을 주는 물리적 강제력을 일컫는다.




그렇지만 ‘꿀벅지’ 내지는 야시시한 옷차림으로 활보하는


여성을 보는 것만으로도 때론 나도 어떤 성폭력의


가해자는 아닐까 싶어 이따금은 움칫거릴 때가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