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가족이 있음에
요 며칠을 걱정으로 보냈지요.
갑자기 머리가 놀이기구를 타고 내려 온 것처럼 어지러워서 돌아눕거나 일어나는 것이 두려웠지요.
혼자서 끙끙거리면서 걱정을 하다가 병원에 가 보기로 결정을 하고, 아침내내 조심스럽게 살살 움직여 대강 아이들 아침 차려 주고 학교에 간 후 ,병원에 가면서 불안해 돈이 아까워 버스길이 다면 택시를 잘 안타는데 그날은 큰 맘먹고 탔지요.
신경과에서는 큰 병은 아닌 것 같다고 하지만 혹여 모르니 CT를 찍자고 하여 그러마하고 예약을 하고 기다리는데 괜시리 초조하고 마음은 쿵쾅거려 안정을 못찾았지요.
혼자서 CT촬영하는데 기계의 움직임이 몸으로 고스란히 느껴져 한편 걱정과 신기함이 교차했지요.
그리고는 결과를 보니 머리에는 이상이 없으니 걱정말라고 하고는,혈액 검사와 소변검사는 내일 나오니 기다리라했지요.
우리 친정엄마의 뇌경색은 가족력이 있는 벼인지라 항상 걱정이 되던터인데 정말 다행이었어요.
그러나 내 머리는 아직 깨끗하게 맑지는 않았어요.
다음 날 혈액과 소변에도 별 이상이 없다고 하니 고맙기까지 했지요.
남들이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다고 하던 말을 그저 흘려 들었다가 이번에 실감했지요.
내가 아프니 온 식구가 불편을 감내했다.
아마도 나의 온전함에 무뎌져 있던 식구들에게 충격을 주었는지 요새는 아이들이 내 건강을 걱정한다.
학교에 간 딸이 낮에 전화해서 어지럽지는 않는지 안부를 묻고, 막내 아들조차 수시로 엄마의 안녕을 묻는다.
표현에 약한 고3아들도 학교에 갔다 집에 오면 서툴게 괜찮은지 묻는다.
덕분에 호사를 또 했다.
이래서 가족이 있음에 감사한다.